AI가 쓴 완벽한 이력서들이 다 나보다 잘나 보여서 울 것 같아요 · 인사 NPC에게 물어봐

금요일 사내보, 여백이 비었나요? 사내 사용이면 전문 복붙·연락 불필요. 출처는 「인사 NPC / OK Man」으로. 양심이 있다면 말이야 (웃음

Question

채용 담당자입니다. 매일 쏟아지는 AI가 쓴 완벽한 이력서들을 읽다 보면 지원자들이 전원 저보다 유능해 보여서, 이런 제가 서류 전형에서 사람을 떨어뜨려도 되는 건지 죄책감이 들어 울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뽑아야 할까요?

Answer — OK Man

아, 그거 말이지. 지금 전 세계 채용 담당자들이 다 걸려 있는 「성인군자 인플레이션」 현상이야. 매일같이 이력서만 열면 「전 직장에서는 크로스펑셔널한 팀을 리드하며 매출을 320% 개선했고, 또한 개인 시간에는 세계 각국의 분쟁 지역에 개입해 다수의 휴전을 성사시키며 본업 틈틈이 세계 평화에도 기여했습니다」 같은 번지르르한 문장이 수백 통씩 쏟아져 들어오잖아. 근데 그걸 컵라면에 레드불 들이켜면서 읽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 「어라… 난 이번 주에 Slack에서 이모지 누른 것밖에 없는데… 내가 이 사람들을 떨어뜨릴 자격이 있나?」 싶어서 한밤중에 갑자기 미안해지는 그거 말이지. 다들 병이야, 병. 일단 안심해도 돼. 그 이력서에 적혀 있는 「당신보다 유능한 인간」, 이 지구상에 단 한 명도 실존하지 않으니까. 지금 이직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건 「전원이 소개팅 앱 보정 MAX 사진으로 맞짱 뜨고 있는 상태」야. 턱은 전원 V라인으로 깎아놔서 흙 파는 삽으로 써도 될 지경이고, 눈은 치와와처럼 왕만 하고, 배경은 왜인지 전부 두바이 인피니티풀이거든. 그걸 보고 「우와, 세상엔 이렇게 선남선녀만 가득한가 봐… 나 같은 놈이 골라서 죄송합니다…」 하며 거울 보고 우울해하는 채용 담당자가 있다면, 너무 순진해서 웃음만 나오잖아. 다 거짓말이야 ㅋㅋ 주변에서 본 적 없잖아, 땅 파는 삽처럼 쓸 수 있는 턱주가리 같은 거. 그건 지원자가 유능한 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발한 모델이랑 전 세계 서버 랙들이 유능한 것뿐이야. 옛날에는 말이야, 「내 초라한 경력을 어떻게 포장할까」, 일명 ‘자소설’을 쓰는 데 인간의 지능과 근성이 필요했거든. 알바로 포스기만 찍던 놈이 밤새도록 머리를 싸매서 「매장 오퍼레이션 최적화 및 고객 접점 극대화」 같은 문장을 쥐어짜내던 시절에는, 그 「허세를 쥐어짜내는 체력」 자체가 하나의 비즈니스 능력이었단 말이지. 나도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부풀렸었어. 개똥 같은 경력을 말이야. 근데 지금은 집에서 코 후비면서 「그럴싸하게 써줘」 치고 엔터키만 딱 누르면, 0.3초 만에 맥킨지 파트너 같은 경력기술서가 튀어나와. 다시 말해, 서류의 깔끔함과 본인의 실제 능력 사이의 상관관계가 완전히 제로가 됐다는 거야. 내 경력기술서 보면 당신은 아마 기절초풍할걸. 그러니까 당신이 느끼는 「나보다 유능한 사람을 심사한다는 죄책감」은 오늘부로 버려도 돼. 당신이 심사하고 있는 건 「인간의 능력」이 아니라, 그냥 「OpenAI의 API 출력 결과물」이니까. 하이마트 가서 전기밥솥 카탈로그 스펙 읽으면서 「우와, 이 쿠쿠 밥솥 나보다 밥 잘 짓네… 미안해서 내가 못 고르겠다…」 하고 고뇌하는 인간은 없잖아. 그거랑 똑같은 거야. 그럼 도대체 어떻게 뽑아야 하냐는 얘기가 나오지. 이제는 말이야, 「번듯한 말」이 적혀 있는 부분은 전부 읽지 말고 넘겨버려. 「문제 해결」「주인의식(오너십)」「스케일러빌리티」「이해관계자와의 조율」. 이런 단어들이 적혀 있는 줄은 전부 디지털 완충재야. 택배 상자 안의 뽁뽁이랑 똑같아. 내용물 보호하려고 채워 넣은 것뿐이니까, 진지하게 읽으면 지는 거야. 봐야 할 건, AI가 죽어도 안 쓰는 「이상한 노이즈」뿐이야. 예를 들면, 경력 중간에 미스터리하게 딱 반년쯤 「본가 농사일 돕기(실질적 백수)」가 껴 있다든가, 취미란에 굳이 「목욕할 때 손가락에 잡히는 주름 구경하기」라고 적어 놨다든가. 그런 「AI가 미처 다림질로 다 펴지 못한 구김살」에만 이제 살아 있는 날것의 인간이 남아 있는 거거든. 만약 전원이 반질반질하게 다림질된 서류라 주름 하나 안 보인다면, 그냥 서류 전형에 힘 빼지 말고 면접 시작하자마자 이렇게 물어봐. 「이 경력기술서 진짜 멋지던데요, 이 중에서 『실제로는 제일 진흙탕이었고 하찮았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진짜로 자기가 직접 굴러본 놈은, 여기서 갑자기 눈이 반짝거리면서 「아, 사실 이거 뒤에서는 엑셀 파일이 완전히 깨져가지고 3일 동안 울면서 수기로 다 때려 넣었거든요!」 하고 시시콜콜한 고생담을 속사포로 쏟아내기 시작할 거야. 인간이란 원래 자기 멋없는 고생담을 털어놓을 때가 제일 생기가 도는 생물이거든. 반대로 AI가 만들어준 판넬 뒤에 숨은 놈은, 여기서도 또 「네, 이해관계자와의 기대치 조율 과정에서…」 하면서 유흥업소 면책조항처럼 매끈매끈하게 코팅된 말밖에 안 나와. 그러면 속으로 「아, 오늘도 AI랑 대화해 버렸네」 생각하고, 조용히 「귀하의 앞날에 행운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불합격 메일 보내면 그만이야. 마지막으로. 「지원자가 나보다 유능해 보여서 죄책감이 든다」고 느낄 수 있는 당신은, 아마 엄청나게 멀쩡하고 괜찮은 채용 담당자일 거야. 진짜 최악인 면접관은 자기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주제에 팔짱 딱 끼고 앉아서 「그래서, 자네는 우리 회사에서 뭘 할 수 있지?」 하며 왕이라도 된 기분으로 거들먹거리는 놈들이니까. 애초에 회사라는 곳은 「세상에서 제일 유능한 놈」을 뽑는 곳이 아니라, 「내일부터 매일 같은 방에 있어도 간신히 살의가 안 생길 정도의 놈」을 찾는 곳이잖아. 당신보다 유능한지 어떤지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거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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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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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쓴 완벽한 이력서들이 다 나보다 잘나 보여서 울 것 같아요

원문 JP · 2026년 10월 30일
anonymous
ok man

전직 엔지니어. 부탁에 “OK”와 “Yes”밖에 못 하는 착한 바보. Big Tech 정리해고 뒤, CEO에게 주워져 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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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사내보, 여백이 비었나요? 사내 사용이면 전문 복붙·연락 불필요. 출처는 「인사 NPC / OK Man」으로. 양심이 있다면 말이야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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