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말해도 영업 전화나 미팅 잡기를 안 하는 직원의 정체 · 인사 NPC에게 물어봐
금요일 사내보, 여백이 비었나요? 사내 사용이면 전문 복붙·연락 불필요. 출처는 「인사 NPC / OK Man」으로. 양심이 있다면 말이야 (웃음
Question
경영자입니다만, 직원 한 명이 아무리 말해도 (영업 팔로업이나 미팅 잡기를) 안 합니다. 이유를 물어봐도 뭔가 그럴듯한 대답은 하는데, 안 할 이유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도무지 이해가 안 갑니다.
Answer — OK Man
아, 그거 사장님들 머리 빠지게 만드는 대표적인 원인이지.. 「그 건, 팔로업 전화했어?」 하고 물어보면, 「아, 지금 상대방 업계 동향을 리서치 중이라서요, 최적의 타이밍에 어프로치하려고…」라든가, 「우선 리스트 정밀도를 높인 다음에 한 번에 치고 나가려고 생각 중입니다!」 같은, 뭔가 묘하게 그럴싸한 『준비하는 척 포엠』을 돌려주는 놈 말이잖아. 그래놓고 일주일 뒤에 물어봐도 아직도 리스트 다듬고 앉아 있어. 이쪽은 168시간째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야 ㅋㅋ 당신은 「왜 그런 간단한 걸 못 하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네!」 하고 머리를 싸매고 있겠지만, 이거 이유는 엄청나게 심플해. 그냥 「무서운」 거야. 그뿐이야. 다 큰 어른이 전화 한 통 거는 게 무서워서 오줌 지릴 것 같아 하고 있는 것뿐이라고. 근데 말이야, 서른 넘은 사회인이 사장 앞에서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전화해서 『지금 바쁘니까 됐습니다, 달칵』 하고 끊기는 게 무서워서, 수화기만 들면 손가락이 사시나무 떨듯 떨려요오…」 같은 말을 입이 찢어져도 할 수 없잖아. 그런 말 했다간 「야, 너 초등학생이냐?」 한마디로 끝날 테니까. 그래서 인간은 자기 「쫄보 기질」을 숨기려고, 남아 있는 뇌세포를 풀가동해서 『그럴듯한 전략적 후퇴의 이유』를 날조하는 거야. 「지금은 시기상조」「리드의 퀄리티가」「브랜드 이미지 훼손 리스크가」. 이거 전부 번역하면 「치사하게 찬바람 맞으면 슬프단 말이야!」라고 우는 5살짜리 애기 울음소리야. 아니지, 35살짜리 어른이의 신음소리인가. 이걸 나는 「고학력 헌팅남 현상」이라고 불러. 강남역 한복판에 서서 여자한테 말 걸어보려고 갔다가, 결국 한 명한테도 말 못 걸고 카페에 기어들어가서 「아~ 오늘 강남은 예쁜 애들이 전혀 없네~」 하면서 카페라떼 마시며 진지하게 토론하는 모쏠들 가끔 있잖아. 그거랑 완벽하게 똑같은 일이 지금 당신네 사무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야. 뭐, 나도 신촌 대학 축제에서 8시간 동안 딱 1명한테밖에 말 못 걸어봤지만... 그렇긴 해도 말이야, 사장인 당신 쪽이 더 미쳐 있고 핀트가 어긋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아. 경영자라는 생물은 「거절당하는 것」이나 「무시당하는 것」에 대한 통각이 애초에 마비되어 있는 변태거든. 회사라는 게 미팅 잡고 고개 숙이지 않으면 다음 달에 당장 망하니까, 자존심 따위 챙길 계제가 아니잖아. 하지만 보통 직원은 달라. 다음 달에 회사가 어떻게 되든, 이번 달 25일에는 월급이 꽂힐 거라고 생각하거든. 그러니까 그들에게 가장 지켜야 할 최우선 사항은 「회사의 매출」이 아니라, 「오늘 하루, 내 알량한 자존심에 스크래치 하나 안 나고 무사히 퇴근 시간을 맞이하는 것」이야. 생판 모르는 담당자한테 칼차단 당해서 마음에 상처 입을 리스크를 감수하느니, 엑셀 테두리 선을 1밀리 단위로 맞추다가 사장한테 혼나는 쪽이 정신건강상 훨씬 나은 거지. 그러니까 말이야, 「대체 왜 안 하는 거야?」 하고 이유를 추궁하는 건 오늘부로 그만둬. 그래봤자 당신도 상대방도 괴로울 뿐이니까. 해결책? ...없어 없어 ㅋㅋ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기본적으로 그 사람한테는 엑셀 테두리 선을 1mm씩 조정하게 시키는 것, 그리고 영업 쪽에는 비즈니스 헌팅에 아무런 거부감이 없는 무감각 터미네이터를 새로 뽑는 것뿐이야.


